국토교통부의 '로켓배송' 합법화에 대해 쿠팡은 신중한 입장이다. 그동안 로켓배송의 불법성을 놓고 택배업체·물류협회 등과 갈등을 빚은만큼 정부의 규제 완화에도 불구하고 환영의 뜻을 드러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쿠팡 관계자는 30일 "특별한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최대한 말을 아끼며 택배업체와 물류협회, 택배기사 등 택배 관계자들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판단된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물류산업 규제 혁신의 일환으로 '화물운송시장 발전방안' 발표하고, 기존 '용달·개별·일반'으로 구분되던 운송업을'개인·일반'으로 개편했다. 발표의 핵심 사안 가운데 1.5톤 미만 소형 화물차의 증차 규제를 12년 만에 푸는 내용이 포함됐다. 쿠팡이 로켓배송으로 물류업을 할수 있는 길을 사실상 터준 것이다. 로켓배송에 투입하던 자가용 화물차량을 영업용으로 등록할 수 있고, 운송사업자로도 관계 당국에 등록이 가능해졌다.
쿠팡은 2014년 로켓배송을 도입했다. 택배회사에 물품을 위탁해 운송하던 기존 업계의 방식을 깨고, 직접 고용한 직원과 매입한 차량으로 배송에 나서면서 '신속·정확·친절'이라는 세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목표였다.
그러나 쿠팡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부터 '위법 논란'이 불거졌다. 쿠팡 배송서비스에 대한 호응이 높아지고, 일반 택배회사는 배송 물량이 줄어들면서 물류협회 등은 쿠팡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논란이 가열됐다.
물류업체와 관련단체는 쿠팡이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은 영업용 화물자동차(노란색 번호판)가 아닌 일반 자가용 화물자동차(흰색 번호판)를 이용해 배송사업을 하는 것은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은 ‘다른 사람의 요구에 응해 화물을 유상으로 운송하는 사업’으로 '자가용 화물자동차의 소유자는 차를 유상으로 화물 운송에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쿠팡은 로켓배송에 따른 다른 택배사 피해를 입증하기 어렵고, 다른 사람의 물건을 위탁해서 판매하는 것이 아닌 직매입한 물건을 '배달'하는 것에 지나지 않아 위법이 아니라고 맞섰다. 물품을 배송하는 '쿠팡맨'도 쿠팡 소속 직원으로 '대리 운송'이 아니기 때문에 화물사업법에 저촉되는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쿠팡의 로켓배송을 위해 고용된 쿠팡맨은 현재 3500여명으로 국내 전체 택배 운송 인력의 8~10% 수준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국토부 조치는 쿠팡 배송을 둘러싼 논란이 쿠팡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끝났다고 보면 된다"며 "택배기사 등에 대한 눈치를 감안해 쿠팡이 적극적인 환영의 뜻을 나타내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